이번 포스팅 시리즈는 개발자 커리어를 갖게 된 계기와 퇴사를 하고 1인 개발자로 나서게 된 사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기 형식으로 6회에 걸쳐 연재하였고, 혹시 저와 비슷한 진로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4 전환 : 전문가로의 길
수술 이 후 3개월의 휴직 기간 중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몸을 회복하고 이대로 업무에 복귀해봐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될 것 같았다. 회사에서는 그 시스템 운영자로 커리어 패스가 아예 잡혀 버려서 복귀 이 후 다른 분야로 옮기는 것도 쉬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직을 하자니 아직 업무 경력이 3년 밖에 안되었고, 막상 이직 하려고 해도 비슷한 분야로 갈 것 같았다. 그래서 친하게 지내던 선배와 이런저런 고민 상담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선배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선배가 보기에도 이렇게 한 시스템을 맡아 업무를 계속 하는 건 정답이 아닌 것 같다며 다른 전문 분야를 공부해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해주었다. 다만 본인은 당장 생계를 꾸려야 하는 가정이 있어서 즉각적인 액션을 취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나에게는 지금이 가장 큰 기회라고 놓치지 말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고마운 선배님이었다.
그렇게 선배 조언에 따라 휴직 기간 동안 어떤 분야를 새롭게 공부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선택지로는 시스템 아키텍트, SAP 전문가, DBA 등이 있었는데, 내 눈에는 당시에 떠오르고 있던 모바일 분야가 가장 유망해 보였다. 당시 회사에는 모바일 앱 개발 팀이 생긴지 1년도 안되었지만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진로를 정하고 외부 교육, 온라인 교육, 각종 서적들을 사서 공부를 시작했다. 당장 모바일 관련해서는 경력이 없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도 필요했다. 휴직기간 3개월은 그런 것들을 준비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휴직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 하자마자 팀장님 면담을 신청했다. 모바일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씀 드렸고, 팀장님께서는 아쉽지만 그 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면서 모바일 앱개발 팀의 팀장님을 직접 소개 시켜주셨다.
정말 너무나도 고마운 팀장님이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만나본 팀장님 중에 그렇게 리더쉽이 좋고, 진정으로 팀원을 생각해주시는 팀장님은 당시 그 팀장님과 모바일 분야에서 만난 여러 팀장님 중 한 분, 이렇게 두 분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팀장님만 봐서는 진짜 팀에 남고 싶었는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나야 했다.
휴직 전에 이미 업무인수인계 문제도 해결했고, 딱히 걸려있는 문제도 없었다. 바로 같은 회사의 앱개발 팀에 전배 신청을 해서 인터뷰를 봤다. 원래 경력이 얼마 안 되는 사원급은 전배 수락이 잘 안 되는데 다행히 3개월 동안 준비했던 내용들이 도움이 됐는지 앱개발팀 팀장님이 전배를 받아주셨다.
그렇게 모바일 분야의 전문가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고, 근무지역도 여의도 본사로 이동했다. 이 후 수많은 모바일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게 되었다.
이전처럼 단순히 고객 CSR 을 받아 시스템 수정만 해오던 업무에서 이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프레임웍을 설계하고, 주도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게 되니 훨씬 업무 만족도가 올라갔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가 술술 풀리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로 한 단계씩 성장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슬럼프를 극복하고 이 후 모바일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4년을 더 버틸 수 있었다.
다음편 : [나의 퇴사 이야기] #5 퇴사 : 뜻밖의 기회 그리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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