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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 시리즈는 개발자 커리어를 갖게 된 계기와 퇴사를 하고 1인 개발자로 나서게 된 사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기 형식으로 6회에 걸쳐 연재하였고, 혹시 저와 비슷한 진로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3 슬럼프 : 끊임없는 야근과 갑질


입사 이 후 2년 동안은 정말 정신 없이 지냈다. 그러다 3년 차를 맞이하면서 드디어 슬럼프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당시에 시스템 개선 요구 건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스템 장애가 이곳 저곳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내가 맡고 있던 부분은 전체 시스템 중 물류/자재와 관련된 영역이었다. 시스템에는 물류, 자재 외에도 재무, 고객관리, 서비스 영역 등 다른 사람들이 담당하고 있는 영역도 있었다. 대략 15명 정도의 개발자가 하나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꽤 규모가 큰 시스템이었다. 우리 영역은 나와 사수, 그리고 협력업체 인원 한 명 해서 총 3명이 담당하고 있었다.



장애의 원인은 정말 수도 없이 많았다. 타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 문제, 성능 문제, 단순 휴먼 에러 등등.. 이상하게도 3년차 때 그런 장애들이 시스템 전체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우리가 맡은 영역은 그럭저럭 큰 문제 없이 운영이 되었지만, 다른 영역에서 굵직굵직한 장애 건들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단 장애가 발생하면 초 비상사태가 된다. 시스템이 고객사의 업무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전국에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애가 발생하면 회사 차원에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장애가 발생하면 업무 담당자, 회사 임원 등등 수많은 사람의 쏟아지는 질문과 연락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내 뒤에서 병풍처럼 서서 지켜보는 팀장님과 회사 중책 들 앞에서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하는 이른바 병풍코딩을 경하기도 한다.


참고로 병풍코딩 시에는 잠시라도 손을 멈추고 있으면 높으신 분들이 뭐라고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alt + tab과 ls -al 같은 명령어 눌러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팁(?)이다. 물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말길..



그렇게 시스템 장애를 한 번 겪고 나면 스트레스로 위통을 겪거나 장염에 걸리기도 했다. 거기에 무리한 요구사항이 빗발쳤고, 야근이나 날밤 새는 횟수가 늘어가기 시작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까라면 깐다는 정신으로 밤을 새서라도 일을 했는데, 3년차가 되니 슬슬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현업 담당자의 "아니 코드 수정하는게 뭐 그렇게나 걸려요?" 하는 말에 일일히 설명해주기가 짜증나기 시작했고, 라때는 말이야 하면서 프로그래밍 좀 해봤다는 임원들의 무리한 요구가 반복되자 드디어 슬럼프가 찾아왔다. 당시에는 예산 의결권을 갖고 있는 고객사 담당자와 함께한 회식도 많았는데, 큰 소리를 치는 갑님의 비위를 맞춰주는 분위기도 짜증이 났다.



그렇게 슬럼프를 겪으면서 그만둘까 하는 고민을 시작할 때 쯤 때마침 아니나 다를까 몸이 먼저 반응을 했다. 병이 난 것이었다. 죽을 정도로 심각한 병은 아니었지만 수술이 필요한 병이었다. 결국 팀장님과 상의 끝에 휴직을 하기로 했다.


가뜩이나 인원이 부족해서 힘든데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아픈데 어쩌겠는가. 결국 의사 진단서를 인사팀에 제출하고 휴직에 들어갔다. 다행히 수술을 받고 병가로 휴직하면, 휴직기간에도 일부분 월급이 나오기 때문에 생계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휴직계를 내고 수술과 요양 포함해서 대략 3개월을 쉬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시기가 내게는 다시 한 번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다. 



다음편 [나의 퇴사 이야기] #4 전환 : 전문가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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