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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 Talks/Developer Life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Effective Software Architecture) 번역 후기

by 곰씨네IT 2025. 3. 28.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커리어를 이어오며 늘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던 꿈이 하나 있었다. 바로 책 번역이다. 그러던 중 뜻밖에도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Effective Software Architecture)』의 번역 제안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의미 있는 기회였지만, 당시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두 아기를 미국에서 와이프와 단 둘이서 키우는 중이었고, 특히 둘째는 이제 갓 태어난 시기였다. 즉,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건 나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프는 “도전해 보라”며 응원해 주었다. 아마도 그런 지지가 없었다면 번역 작업을 시작할 용기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비록 고민은 많았지만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번역 작업

미국으로 넘어오기 위해 영어 공부도 많이 했고, 최근에는 성능이 좋은 번역 툴이나 AI도 있기 때문에 번역 작업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 번역은 단순히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바꾼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영어를 한국어로 바꿨을 때 어색해지는 표현이 수두룩했고, 전체적인 책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어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문장들도 많았다. 즉, 번역이라는 작업은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국어 문맥과 표현을 다듬는 매우 섬세한 작업이었다. 특히나 이런 기술 서적은 본인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문장이 나오기가 어려운 것 같다. 아울러 직역과 의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 역시 매 순간 고민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직역을 택하면 어색한 문장이 되고, 의역을 하면 원문이 담고 있던 의도나 뉘앙스가 흐려질 위험이 있었다. 

배움과 성찰의 시간

이번 번역 프로젝트는 나에게 배움과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14년간 개발자로 일하며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 대해 고민해온 순간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 떠올랐다. 책에서는 아키텍처를 고고한 이론이 아니라 실무에서 누구나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실천의 도구로 제시하고 있었다. 운 좋겠도 이번 책을 번역하면서 나 역시 아키텍처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깊이 정리할 수 있었다. 특히 “아키텍처는 정답이 있는 학문이 아니라, 반복 가능하고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실천의 과정”이라는 메시지가 가장 크게 와닿았다. 그동안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드넓은 영역 안에서 있지도 않은 정답을 찾기 위해 가만히 앉아 고민만 거듭했고, 정작 빠른 실천은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번역을 진행한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가 일부 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영역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키텍처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이를 실무에서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 곳곳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이번 번역 작업을 통해 얻은 것들

올해는 특히 인생에 큰 변화가 많은 해이다. 와이프의 회사 이전으로 인해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텍사스 휴스턴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이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 될 것 같다. 동시에 올해를 마지막으로 매사추세츠 주립대 컴퓨터 공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게 된다. 졸업 후에는 휴스턴에서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것을 계속할지, 아니면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아울러 요즘 IT에 기고한 회고처럼 앞으로 개발자로서의 미래와 커리어도 어떻게 가져 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와 선택은 또 다른 도전의 연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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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민 속에서 이번 번역 작업은 단순히 책 한 권을 완성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번역은 나에게 소프트웨어 개발이란 무엇인지, 앞으로 개발자로서 어떤 커리어를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작업을 계기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라는 주제를 깊게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운 좋게도 출판사로부터 다음 번역 작업도 제안받을 수 있었다. 다음 책은 클린 코드라는 책을 쓴 로버트 마틴의 최신작으로 프로그래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루는 내용이다. 이제 곧 시작할 다음 번역 프로젝트 또한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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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펙티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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