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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 시리즈는 개발자 커리어를 갖게 된 계기와 퇴사를 하고 1인 개발자로 나서게 된 사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기 형식으로 6회에 걸쳐 연재하였고, 혹시 저와 비슷한 진로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1 입사 : 개발자의 꿈


2006년 드디어 제대를 했다. 공군 방공포 부대에서 2년하고도 6개월 간 버텨온 인고의 시간이 드디어 끝났다.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고 그 와중에서도 별 탈 없이 제대한 내 자신이 스스로 대견스러웠다. 



힘들었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도 많았다. 몸도 건강해지고, 조직생활에서의 적응력, 그리고 여러가지 자격증도 취득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내가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제대하는 날. 부대장에게 제대 신고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냥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다.



3학년 복학하고 여자친구도 생기고 의욕에 넘쳐서 그런지 학업도 정말 열심히 했다. 3, 4학년 통틀어 A는 단 4개, 나머지는 전부 A+ 이었다. 과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서 전체 장학금도 받았다. 당시에는 한마디로 뭐든지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았다.



내 대학 전공은 도시공학이었다. 도시의 구조를 설계하고 교통 및 기반시설을 설계하는 학과였다. 주로 취업하는 곳은 토지공사, 주택공사 같은 공공기관이나 도시설계업을 하는 설계사무소 였다. 당시 내 목표는 공기업 취업이었다.


하지만 건설경기의 악화와 얼어붙은 취업시장 등 악재가 많았다. 당시 공공기관에서는 아예 신입을 안 뽑거나 한 두명 뽑는 경우가 많았다. 나름대로 학과 성적도 최상위에 토익점수도 고득점을 유지해서 취업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취업 전쟁에서 수 많은 좌절을 겪었다.



사실 수능점수에 맞추다보니 도시공학이라는 원치 않은 전공을 선택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고, 학창 시절에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몇몇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땄었다. 하드웨어 적으로는 용산에서 컴퓨터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취미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서 대입 때 컴퓨터공학 전공을 선택하려고 했지만 수능점수가 기대보다 낮았다. 당시에는 가나다라 군으로 총 4개의 대학교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세 곳은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지원했고 나머지 한 곳은 상대적으로 네임벨류가 높은 학교의 도시공학 전공으로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4곳 모두 합격하고 결국 난 전공보다는 네임벨류에 우선순위를 두고 학교를 선택했다.


그리고 컴퓨터 공학과로의 전과를 목표로 했다. 당시에는 컴퓨터 관련 전공의 인기가 어마어마해서 우리학교의 컴퓨터공학과 입학성적이 서울대 비인기학과의 성적을 앞서기도 했다. 그만큼 전과도 왠만한 학점 가지고는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어영부영하다 군대를 갔다 왔고 졸업시즌이 다가온 것이다. 취업도 안되고 휴학해서 이런저런 고시공부도 해봤지만 모두 쉽지 않았다. 정말 내가 뭘 그리 잘못 살았나 싶었다. 차라리 그 때 컴퓨터공학 전공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복수전공이나 대학원 진학도 생각해봤지만 집안 경제 사정상 지금 당장 취업을 해야했다.


계속 그런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취업사이트를 돌다가 전공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국내 대형 SI 업체들이 비전공자에게도 IT 업계로 입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목표를 바꿔서 국내 빅3 SI 회사 취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대학시절 틈틈이 공부해서 따놓은 자격증 중에 정보처리기사도 있었고, 애초에 컴퓨터공학과로 전과하기 위해 평소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대학 수업 중에서도 컴퓨터 관련 과목을 많이 수강 했고 성적도 다행히 전부 A 이상 이었다.


비록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아니었지만 이런 점들을 어필한 끝에 겨우겨우 빅3 SI 업체 중에 한 곳에 취업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단 한번에 합격 한 것은 아니고 다행히 두번의 도전 끝에 취업에 성공하였다.



그날 합격 문자를 받을 때의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동안 취업 걱정으로 잠 못이루던 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특히 부모님께서 너무 기뻐하셨다. 어려운 취업환경에서 취업에 성공한 것도 기쁜데 나름 대기업 네이벨류를 달고 있는 회사에 들어갔다고 기뻐하셨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식노릇 제대로 못했지만 그나마 부모님 기쁘게 해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내 스스로도 이제 뭔가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 같았다. 대학시절 내내 전공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렸을 때부터 그토록 하고 싶었던 개발자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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